깨달음

참이가 잠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아 잘 때에는 나 혼자 준이를 보게되었다. 나름 준이의 생활패턴이 일정해지고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들어 부쩍 영문모를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었다.

그런데 요 며칠 준이를 보며 한가지 깨달은게 있다.

그건 바로… 준이도 바이오리듬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았지만 또 내일은 컨디션이 안좋을수도있고 컨디션이라는건 그날 그날의 몸의 상태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안좋은날은 뭘해도 힘이 안나고 짜증만 나는것이다.

물론 컨디션이 안좋은 이유가 나름 있기야하겠지만 의사소통이 안되는 준이의 그런 속마음까지는 알 방법이 없다.

그저 울면 달래고 안울면 재우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최대한 맞춰주는것 뿐이지 내가 열번째 아이를 키운다고해도 똑같을 것 같다. 그저 지금은 빨리 대화를 하고싶은 마음 뿐이다.

백일상 차리기

준이가 태어난지 백일이 지났다 아무생각 없이 멍때리고 있다가 뭐라도 해야되겠다는 생각에 이것저것 찾아봤다 요즘엔 간소하게 집에서 아빠엄마가 이쁘게 꾸며두고 사진한장 남기는게 트랜드였다.

일단 참이가 받은 케이크 쿠폰으로 케이크를 준비하고 2년전 내 생일날 해주려고 참이가 사놓은 파티용품을 꺼내서 활용했다.

과일과 떡을 준비해서 접시에 이쁘게 담아두고 액자에 준이 사진을 넣어 마무리했다.

에이치엔엠에서 산 곰돌이 푸우 세트를 입히고 찍으려고했는데 입히자마자 이놈이 옷에 토를 해버렸다. 어쩔수없이 다른 옷으로 갈아입혔는데 갈아입자마자 또 우웩… ㅠㅠ

바지에만 조금 묻어서 슬쩟 닦아내고 사진을 찍으려는데 다시한번 웨애애액

….

왜그러니 대체 ㅠㅠ
급한대로 준이를 임신했을 때 만들어둔 토순이로 토가 묻은 부분을 가리고 열심히 셔터를 눌렀다.

다 찍고나서 보니 웃는 장면이 없어서 조금 아쉬웠지만 급하게 준비한 것 치고는 꽤 이쁜 사진이 나온 것 같았다.

뭐든지 처음이다보니 능숙하진 않지만 준이를 위해 뭔가 준비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다. 다음엔 미리 준비해서 좀 더 멋지게 해줘야지

준아 사랑해~ 백일 축하해❤️

패턴

어제 아침 출근을 하려는데 참이가 울고있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건 아니었다. 매일 준이와 단둘이 있다보니 조금 외롭고 우울한 모양이었다. 나는 그 마음을 공감해줄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준이를 보고 참이를 쉬게했다. 하루뿐이지만 조금이나마 그 마음을 알 수 있을까하는 마음도 있었다.

저녁부터 아침 출근 전까진 직접 씻기고 잘때 깨면 옆에서 토닥여주고 하기때문에 익숙했지만 아침 시간 준이와 있은적은 별로 없다 게다가 참이도 없이 단 둘이 있는건 첨이었다.

참이가 나가고난 뒤 별 탈없이 잠들어서 나도 티비를 보며 쉬었다. 그러다가 한시간 쯤 자더니 일어나서 울기 시작했다.

밥을 먹일때가 됐다. 기저귀를 갈고 밥을 먹였다.
밥을 먹고 조금 놀더니 또 다시 울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안아서 재웠다.
잠든 준이를 눞혀두고 점심을 차렸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있는데 이녀석이 깨버렸다.

그냥 울게 두고 일단 밥을 먹었다.
밥을 다 먹고 다시 준이를 재우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널었다.
빨래를 개야하는데 잠이와서 낮잠을 좀 잤다.

한시간 반쯤 잤나 준이가 다시 울기 시작했다. 또 밥먹을 시간인가보다.
3시간이 지나면 귀신같이 깨서 울어재낀다.
기저귀를 갈고 밥을 먹이고 조금 놀게 두고 빨래를 갰다.
빨래를 개고있는데 울기시작한다.
다시 안아서 재우고 빨래를 마저 갰다.

한시간 정도 있다가 참이가 왔다. 6시간이 60분처럼 흘러갔다.

하루 준이를 보니 일정한 패턴은 있었다.
먹고 울고 놀고 울고 자고 울고

패턴이 바뀌는 중간엔 꼭 운다. 노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이용해서 틈틈히 할일을 하다보면 진짜 하루가 후딱 지나간다. 핸드폰 볼 시간도 없다. 게다가 참이는 유축가지 해야한다. 확실히 매일 이런 삶을 살다보면 우울증이 올 것 같았다.

준이가 얼른 커서 말도 통하고 스스로 울음을 그칠 수 있으면 조금 나아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