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요즘 준이를 보면 어린 시절 나를 보는 것 같다.

울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이제서야 알 것 같다.

기본적으로 한 번 말할때 듣지 않고 두세번 말해야 하고 대화 도중에 계속 끼어들어서 뭐든지 물어보고 궁금해한다.

엄마는 그런 나를 많이 혼내며 키우셨는데 지금 나도 똑같이 육아를 하고있다.

최대한 혼내지 않고 준이의 마음을 이해해보려하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

아직 표현도 서툴어서 준이가 하는 말은 어느정도 해석을 해야하는데 그게 참 어렵다.

인과응보지 뭐… 내 새끼니 나 같은거지 ㅎ

낮에 징징대고 밤에 잘자는 아이 vs 순하지만 배고픈거 잠오는거 못참는 아이

우리 둥이들은 너무나도 다른 성향을 가지고 있다.

단이는 좀 예민한 성격이라 먹는것도 시원찮고 잘 징징거리지만 밤에는 건드리지만 않으면 그냥 통잠을 자버린다.

찬이는 배고픔과 잠오는 것만 해결해주면 그저 생글생글 웃는다.

나는 퇴근 후 밤 시간에 아이들을 보기 때문에 딱 내가 둥이들을 돌보는 시간이 배고프고 잠이 오는 시간이라 그런지 찬이가 엄청나게 징징거리고 잘 자다가도 새벽에 배가 고프면 깨서 울음을 그칠 줄 모른다.

그래서 나한테는 오히려 단이가 더 순둥이다.

물론 주말에 하루종일 아이들과 같이 있다보면 역시 찬이보다 단이가 더 힘들게 하긴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 중 누가 더 힘들게 하냐 물어본다면 난 찬이가 더 힘들다고 말할거 같다.

사실 단이가 좀 많이 징징대도 놀아주면 또 생글생글 잘 웃기 때문에 안아주고 놀아주면 크게 보채지 않는다.

하지만 찬이는 일단 배가 고프거나 잠이 오면 아무리 달래도 달래지지가 않는다. 배를 채워주거나 재워주거나 욕구를 해소를 해줘야 울음이 그친다.

게다가 밤에 잘 자다가도 깨서 왕왕 울어버리면 젖병을 입에 꽂기 전까지 절대 멈추지 않는다.

그래도 사실 둘 다 그렇게 힘들게 하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

구지 둘 중 누가 더 힘드냐고 물어보면 그렇다는거지 사실 둘 다 순하다.

단이나 찬이 하나만 키우라고 하면 거저 키울 것 같은 느낌이다. (아닌가..ㅋ)

아빠 무서운 사람 아니야

요즘 준이가 내가 무슨 말만 하면 운다.

내가 혼낸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준아 음식 입에 오래 물고있으면 이 다 썩어요”

“준아 앞을 안보고 킥보드 타면 위험하지”

그냥 이렇게 말하면 울어버린다.

조카 준혁이도 준이만할때 쯤 누나가 말만하면 혼내는 줄 알고 울었었는데 정말 딱 똑같은 상황이다.

어찌 해야할지 참 난감하다.

다 준이가 잘못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한 소리들인데 앞으로도 훈육을 안할수도 없고 어떻게 말해야 현명한 것일까 걱정이다.

일단 누나랑 상담을 한번 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