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달음

참이가 잠때문에 스트레스가 많아 잘 때에는 나 혼자 준이를 보게되었다. 나름 준이의 생활패턴이 일정해지고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들어 부쩍 영문모를 일들이 한둘이 아니었었다.

그런데 요 며칠 준이를 보며 한가지 깨달은게 있다.

그건 바로… 준이도 바이오리듬이 있다는 것이다.

오늘은 컨디션이 좋았지만 또 내일은 컨디션이 안좋을수도있고 컨디션이라는건 그날 그날의 몸의 상태이기 때문에 컨디션이 안좋은날은 뭘해도 힘이 안나고 짜증만 나는것이다.

물론 컨디션이 안좋은 이유가 나름 있기야하겠지만 의사소통이 안되는 준이의 그런 속마음까지는 알 방법이 없다.

그저 울면 달래고 안울면 재우고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최대한 맞춰주는것 뿐이지 내가 열번째 아이를 키운다고해도 똑같을 것 같다. 그저 지금은 빨리 대화를 하고싶은 마음 뿐이다.

패턴

어제 아침 출근을 하려는데 참이가 울고있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건 아니었다. 매일 준이와 단둘이 있다보니 조금 외롭고 우울한 모양이었다. 나는 그 마음을 공감해줄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은 내가 준이를 보고 참이를 쉬게했다. 하루뿐이지만 조금이나마 그 마음을 알 수 있을까하는 마음도 있었다.

저녁부터 아침 출근 전까진 직접 씻기고 잘때 깨면 옆에서 토닥여주고 하기때문에 익숙했지만 아침 시간 준이와 있은적은 별로 없다 게다가 참이도 없이 단 둘이 있는건 첨이었다.

참이가 나가고난 뒤 별 탈없이 잠들어서 나도 티비를 보며 쉬었다. 그러다가 한시간 쯤 자더니 일어나서 울기 시작했다.

밥을 먹일때가 됐다. 기저귀를 갈고 밥을 먹였다.
밥을 먹고 조금 놀더니 또 다시 울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안아서 재웠다.
잠든 준이를 눞혀두고 점심을 차렸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있는데 이녀석이 깨버렸다.

그냥 울게 두고 일단 밥을 먹었다.
밥을 다 먹고 다시 준이를 재우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널었다.
빨래를 개야하는데 잠이와서 낮잠을 좀 잤다.

한시간 반쯤 잤나 준이가 다시 울기 시작했다. 또 밥먹을 시간인가보다.
3시간이 지나면 귀신같이 깨서 울어재낀다.
기저귀를 갈고 밥을 먹이고 조금 놀게 두고 빨래를 갰다.
빨래를 개고있는데 울기시작한다.
다시 안아서 재우고 빨래를 마저 갰다.

한시간 정도 있다가 참이가 왔다. 6시간이 60분처럼 흘러갔다.

하루 준이를 보니 일정한 패턴은 있었다.
먹고 울고 놀고 울고 자고 울고

패턴이 바뀌는 중간엔 꼭 운다. 노는 시간과 자는 시간을 이용해서 틈틈히 할일을 하다보면 진짜 하루가 후딱 지나간다. 핸드폰 볼 시간도 없다. 게다가 참이는 유축가지 해야한다. 확실히 매일 이런 삶을 살다보면 우울증이 올 것 같았다.

준이가 얼른 커서 말도 통하고 스스로 울음을 그칠 수 있으면 조금 나아질까?

육성게임인건가

육아를 하다보니 사공이 많다고 느낄때가 많다. 대표적으로 울엄마, 장모님, 누나들 그리고 인터넷 상에 올라온 수많은 경험담들과 전문가 의견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이 모든 사람들의 의견이 다 다르다는 것이다. 심지어 전문가들도 의견이 다를때가 많다.

가장 최근에 고민했던 것은 속싸개와 손싸개를 언제까지 할 것인가? 였다. 100일때 까진 해야한다. 빠를수록 좋다. 스스로 벗어내면 자연스레 뗀다. 등등 역시나 의견들이 다양했다.

나는 육아가 처음인 초보 아빠다. 그러니 누군가의 조언을 듣고 행동하는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누군가가 너무 많고 의견도 다양하니 결국은 나 스스로 선택할 수 밖에 없었다.

육성게임을 하다보면 항상 선택지와 마주하게 된다. 간단하게는 예/아니오 부터 여러가지 주관식 지문까지 내가 어떤 대답과 행동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나비효과라고 들어보았는가. 지금 난 준이가 어떻게 클지를 생각하며 신중하게 선택지를 골라야하는 상황이다.

물론 정통 공략법이 있긴하다. 최선의 결말을 맞이하기 위해. 가령 프린세스메이커라면 당연히 프린세스를 만들기 위한 공략법이 존재한다. 그 공략법대로만 하면 무조건 우리 딸래미는 왕자님과 결혼하게 된다. 너무 과하면 아에 지가 왕비가 되어버리고 부족하면 왕가에 들어가지 못하게된다. 하지만 프린세스메이커를 공략집을 보며 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한번쯤은 공주님을 만들어보고 싶으니 보고 할수도 있겠지만 대부분 본인 취향대로 아이를 육성할 것이다. 화가가 될수도 있고 뒷세계의 보스가 될수도있고 인간이 아니게(?) 될수도 있지만 결국 부모의 성향에 따라 아이가 자라게 되는 것이다.

나는 준이가 나를 닮지 말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다. 누구나 그럴것이다. 자기애가 너무 강해서 내 아이도 나처럼 컸으면 좋겠는 사람도 있기야 하겠지만 난 그렇지 않다. 날 닮았으면 하는 부분도 있고 안좋은 점은 물려주고 싶지 않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조언을 듣는것이 좋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물론 조언을 아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실제 육아는 육성게임처럼 정통 공략법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내가 괜찮다 생각하는 것을 선택해야한다는 것이다.

일단은 속싸개와 손싸개는 낮에만 풀어주기로 결정했다.

속싸개라는 것이 아기의 불안감을 해소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아기가 답답해하기도 한다고 하니 낮에는 자유롭게 놀게 두고 잘 때만 하기로 했다. 그리고 손싸개를 하는 이유는 특별한 것이 없었다. 그냥 자기가 얼굴을 긁을까봐 하는거란다. 그런거면 그냥 손톱정리를 자주 해주는게 낫겠다 싶었다. 다만 잘 때에는 혹시나 긁어서 깰수도있으니 좀 더 편안하게 자라고 해주기로 했다.

그리고 100일 즈음 되면 속싸개와 손싸개는 완전히 졸업시킬 생각이다.

내 선택이 100% 맞다고 생각은 안한다. 어차피 사람은 다 다르고 아기들도 다 다르다. 각자에 맞는 방법이 있을테고 모든건 부모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속싸개와 손싸개를 언제까지 하는게 뭐가 중요하길래 이리 고민이냐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나비효과는 일상속에 늘 적용되는것이다. 이로인해 아이의 성격형성과 신체적 정신적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나도 알수는 없다. 하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영향이 미칠거라는 확신에는 변함이 없다.

그저 내가 좋은 선택지를 골랐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