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신고

오늘 참이에게 출생신고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직접 못간것은 아쉽지 않다. 그런 종이쪼가리에 연연하지 않는 성격이라ㅋ

이름은

김준(金準)

준할 준 자를 썼다.
처음에는 한글 우리말이름을 지어주려고 했는데 마땅한 이름이 생각이 안나 고민하던 중에 예전부터 아이를 나으면 바르고 올곧고 중심을 잘 잡는 느낌의 이름을 지어주고싶었는데 한자에서 찾아보니 준할 준 자가 눈에 띄었다. 거기에 조카들 돌림자도 준 이라 (준서,준혁,준호) 준으로 결정을 했다. 외자로 하려고한건 아니었는데 이것저것 끼워맞춰서 이름을 지어주는 것 보다는 스스로 생각해낸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한글자로 하기로 했다.

주변에서는 작명소를 가라느니 이름이 여자같다느니 이래저래 말도 많았는데 그래도 아이 이름은 아빠가 지어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소신껏 밀어부쳤다.

다행히 김씨에도 잘 어울리고 입에서 챡챡 붙는 것 같다.

종이쪼가리에 연연하는 성격은 아니라곤 했지만 출생신고를 하고 주민등록등본에 우리 준이 이름이 있는걸 보니 이제 가족이 하나 더 생겼구나 싶었다.

아 그리고 2.5kg으로 나왔기 때문에 조숙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크진 않지만 매달 조금씩 정부에서 돈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기저귀값으로 쓰면 되겠다 싶었다.

작게 나아서 크게 키우라는 어른들 말처럼 아주 무럭무럭 건강하게만 자라거라
몸만 건강하지 말고 이름처럼 마음도 건강하게 바르게 자라거라

육아의 시작

어제 준이가 집에 왔다.

처음으로 유리창을 통하지 않고 직접 볼 수 있었다. 집에 와서 안아도 보고 쓰다듬어보니 새삼스레 내가 아빠가 되었다는 사실이 인지되었다.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일단 울면 먹이고 기저귀갈고 재워도보고 정신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밤 늦게 장모님 장인어른이 오셨다. 보름동안의 든든한 지원군이다. 준이를 위해 장모님이 보름동안 함께 생활하며 준이를 돌봐주시고 장인어른도 목포에서 혼자 생활하시기로 했다. 너무나 감사하고 감동이다.

덕분에 이것 저것 배울 수 있게 되었고 내 시간을 조금 더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장모님이 가시면 컴퓨터 앞에 앉을 시간도 많이 줄어들테니까 밀린 작업들을 보름동안 빨리 끝내놔야할 것 같다.

오늘은 일하러 나간 사이 준이가 쾌변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집에 온 뒤로 방귀만 뿡뿡뀌고 똥을 안싸서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황금색 건강한 똥을 시원하게 싸질렀다는 얘기를 들으니 마음이 조금 놓였다. 참이 앞에선 태연한 척 하지만 나도 이래저래 준이에게 이상이 있을까 늘 걱정이다. 그래도 나는 이왕이면 준이를 강하게 키우고 싶다. 요즘 맘충이라는 엄마들 보면 아이를 너무 약하게 키우는 것 같다. 스스로 아무것도 못하는, 모든것을 부모가 처리해주는 (그러면서 정작 부모로서 해야할 일은 안함) 그런 비정상적은 부모들이 많기 때문에 나는 준이를 어릴 때 부터 ‘개념’을 잘 탑재해주려한다.

안그래도 계속 젖병으로 미리 유축해놓은 모유를 먹다보니 직접 젖을 물리면 잘 안빨려고한다. (직접 빠는게 조금 더 힘든 모양) 젖병으로 먹이면 간단히 해결 될 문제처럼 보이지만 짜서 바로 먹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지난 후 먹이기 때문에 영양소가 조금은 파괴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소독은 하지만 아무래도 인공적인 실리콘을 빠는 것 보단 직접 빠는게 위생상 좋다. 가장 큰 것은 간편함이다. 엄마가 아이 밥먹일라고 하루전날 냉동실에서 꺼내서 냉장실에 넣어두고 또 50도 정도 되는 물에 담가서 데워서 줘야하는데 이게 보통일이 아니다. 직접 수유를 하면 울면 물리면 끝난다. 온도도 영양도 적당하다. 서로에게 윈윈인 일인데 아이는 늘 쉬운 길을 선택하려한다. (당연하겠지)

일단은 조금씩 젖을 직접 물리는 시간을 늘려보려하는데 15분정도 물고나면 더이상 힘들어서 안빤다. 정 안되면 조금 굶기는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배고프면 힘들어도 빨테니까… 마음이 아프지만 최후의 방법이다. 그 전에 잘 빨기를 바라는 수 밖에… 아이 굶는거 지켜보는게 힘들어서 보통 엄마들은 그냥 포기하고 젖병을 물리는 길을 선택한다고한다. 하지만 나중에 아이의 성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라 하는데 까진 해봐야한다.

점점 나아질거라 믿는다. 준이 화이팅!! 참이도 화이팅!!

P.S. 사실상 나는 수유에 관해선 도와줄게 없다ㅠㅠ 대신 다른거 많이 도와줘야징ㅋ

엄마를 닮아서 다행이야

성격적인 부분이야 키우면서 고민해야하는것이지만 외모는 나오면 그걸로 끝이라 잘 나오길 바랄 수 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성형에 대해 극도로 거부감이 있어서 쌍커플수술조차도 안좋게 생각하기 때문에 후천적(?)으로 만드는건 아에 생각도 안했다.

다른 부분은 다 걱정이 없지만 눈은 날 닮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다행히 이녀석 눈이 엄청 크다. 태어나자마자 몇시간 후에 바로 눈을 떴는데 눈이 커서 마음 깊이 안도했었다.

키는 사실 작아도 별 신경 안쓰인다. 내가 평생을 작게 살아보니 불편한게 별로 없었기 때문에 170만 넘으면 무난하다고 생각이 든다. 뭐 더 작아도 상관 없음.

지금 조금 걱정되는 부분은 머리카락이다. 나를 닮아 M자형 머리만 아니었으면 좋겠다.

그냥 모든 면에서 외모는 다 엄마를 닮았으면 좋겠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나를 참 안좋아한다. 성격뿐만이아니라 외모도 그닥 자기애가 없다.

그래서 첫인상이 엄마를 똑 닮아서 참 다행이라 생각했다.